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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초고령 사회의 새로운 비전 AWP_Part.02
26.04.17Part.02 AIP를 넘어, AWP로
[초고령 사회를 위한 새로운 원칙·개념·전략]
집을 지키는 것에서, 삶 전체를 설계하는 것으로.
AIP의 한계: 머무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지난 편에서 우리는 한국 고령화의 민낯을 살펴보았습니다. 빠른 속도, 도시와 농촌의 양극화, 1인 고령가구 증가, 지역 소멸. 이 복합적 변화 앞에서 기존의 원칙인 AIP(Aging in Place) 는 어디까지 작동할까요? 한국 노년층의 87.2%는 건강할 때 현재 집에서 계속 살기를 원합니다. AIP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AIP를 가로막는 장벽들이 동시에 쌓이고 있습니다.
신체와 생활 조건의 붕괴
고령자가 AIP를 실현하기 위한 10대 우려사항 중 1위는 '본인·배우자·가족의 간병'(34.8%)입니다. 근거리 외출, 집안일, 집 수리, 무거운 짐 나르기, 음식 준비, 운전 등 일상의 기본 기능이 하나씩 무너집니다. AIP를 원한다고 해서 저절로 실현되지는 않습니다. 주거 개선도 마찬가지입니다. 주택 개조 필요성 인지율은 72.4%에 달하지만, 실제 개조 의향이 없는 이유1위는 '아직 필요성을 못 느낌'(56.3%)이고, '절차가 복잡함'(29.8%), '비용 부담'(24.2%)이 그 뒤를 따릅니다. 인식과 실행 사이의 거대한 간극이 존재합니다.
관계망 붕괴와 돌봄 인력 부족
2024년 기준, 고령자의 38.3%가 주 1회 이상 정기적으로 만나는 사람이 없습니다. 혼자 사는 고령층 중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18.7%로, 2019년 대비 감소추세입니다. 수요와 공급의 구조적 불균형도 심각합니다. 한국의 국민 1인당 외래 진료 횟수는 연 18회로 OECD 1위인데, 인구 1,000명당 임상 의사 수는 2.7명으로 OECD 37위입니다. 2045년 85세 이상 인구는 현재의 3배인 372만 명으로 늘어나지만, 향후 20년 내 돌봄 인력은 100만 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것이 AIP의 구조적 한계입니다. 집에 머무르는 의지만으로는 변화하는 노년의 삶을 지탱하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원칙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AWP(Aging With Place): 새로운 개념의 탄생]
EUNMIN S&D는 AIP의 한계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개념을 정립했습니다. 바로 AWP, AgingWith Place입니다. AIP가 '익숙한 집에 계속 머무는 것'에 초점을 뒀다면, AWP는 다릅니다. AWP(Aging With Place)란, 단순히 지금 사는 집에서 계속 머무는 것이 아니라, 노년의 삶을 지탱하는 모든 조건(주거·관계·돌봄·경제·일상 서비스)이 함께 변화하도록 설계하는 개념입니다. WHO의 건강한 노화 환경 프레임워크(주거·교통·사회적 관계·일상생활·돌봄서비스)와 OECD의 삶의 질 요인(사회적 연결성·건강 접근성·경제활동 지속성·지역 기반 서비스)이 AWP의 이론적 토대를 뒷받침합니다. 결국 노년은 고정된 주거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변화하는 신체·생활·관계·경제 조건에 맞춰 환경 전체가 함께 조정되어야 지속 가능한 삶이 가능합니다.
[AWP의 4대 구조: 노년의 삶을 지탱하는 4개의 축]
AWP는 노년의 삶을 지탱하는 4개의 축을 제시합니다. 이 네 축은 단독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통합 생활 생태계를 이룹니다.
① 주거(Housing) : 변화에 적응하는 공간
단순한 집이 아닙니다. 노년의 건강·생활·관계 변화에 맞춰 조정되는 압축형 생활권, 고령친화 리모델링, 마이크로 허브 등 적응형 주거 환경이 필요합니다. 거주 공간을 넘어, 돌봄·관계·생활이 연결되는 통합 기반으로서의 주거입니다.
② 경제(Economy) : 지역 순환형 경제 기반
은퇴 후에도 삶은 계속됩니다. 시간제 일자리, 마이크로잡,로컬 경제활동 등을 통해 노년의 일·소비·참여가 지속되는 지역 순환형 경제 구조가 필요합니다. 경제적 부담은 낮추고, 참여와 소비의 활력은 높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③ 돌봄(Care) : 가장 가까운 곳에서의 돌봄
방문 돌봄, 모바일 케어, 지역 케어 허브, 이동 지원 등 일상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건강·생활·이동을 함께 지탱하는 생활권 돌봄 체계입니다. 돌봄 공백을 줄이고, 일상 유지 기능을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④ 여가/활동성(Lifestyle) : 관계와 에너지의 확장
관계·취향·자연·여행·로컬 활동을 통해 노년의 사회적 연결과 활력을 확장시키는 지역 밀착형 활동 환경입니다. 관계와 경험을 확장하고, 일상의 에너지를회복하는 활동 기반이 필요합니다.


[도시와 농촌,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AWP의 네 축은 공통적으로 중요하지만, 지역별 결핍에 따라 적용 방식이 달라집니다. AIP와 AWP의 결정적 차이가 여기에 있습니다. AWP는 지역의 조건에 맞게 조정되는 '적응형 생활 생태계'입니다.
도시형 AWP : 주거 안정 + 경제적 활동성 유지
도시는 이미 의료·교통 인프라의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시 AWP의 핵심은 주거와 경제 기반의 재구성입니다.
· 고령친화 리모델링과 도심형 압축 생활권 구축
· 시간제 일자리·마이크로잡을 포함한 Re-Work 생태계
· 비용 절감형 주거 구성과 생활권 접근성 개선
농촌형 AWP: 돌봄 접근성 + 활동성 회복
농촌은 돌봄과 생활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이 문제입니다. 농촌 AWP는 돌봄 접근성과 여가 기반을 동시에 구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 마을 단위 돌봄 허브와 이동·의료 접근성 보완
· 자연 기반 활동(농업·관광·치유·지역문화) 환경 조성
· 귀촌·장기체류·관계 기반의 생활 프로그램

[MAKE & REMAKE: AWP를 현실로 만드는 전략]
개념이 아무리 좋아도 실행 전략 없이는 공허합니다. AWP를 현실에서 작동시키기 위한 두 가지 전략 축이 있습니다.

MAKE : 새로 만들다
미래 조건에 맞는 새로운 생활 인프라를 구축하는 전략입니다.
도시에 새로 만들다 : 일·살림·돌봄·여가가 한 생활권 안에서 연결되는 도시형 복합 주거·일터 모델을 새로 설계합니다. 주거·업무·상업·케어 기능을 한 건물 또는 한 블록에 결합한 도심형 복합 유닛이 핵심입니다. 1층에는 동네 생활 서비스, 상층부에는 주거·공유 공간, 옥상에는 돌봄 정원을 배치해 이동 없이도 하루를 완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듭니다. 고령층이 참여 가능한 소규모 서비스·관리·케어·로컬 직무를 포함한 마이크로잡 허브도 이 전략의 일부입니다. 한국 65세 이상 고용률이 OECD 평균의 2.7배라는 사실은, 노년의 경제활동 수요가 이미 충분히 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농촌에 새로 만들다: 돌봄·휴식·체류형 관광이 동시에 가능한 농촌형 케어팜·웰니스 허브를 구축합니다.방문·모바일 케어가 결합된 분산형 돌봄 서비스, 치유·휴식 기반의 케어팜, 자연·관광·지역문화를 결합한 장기체류형 프로그램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REMAKE : 다시 바꾸다
기존 공간·서비스를 고령친화적으로 재구조화하는 전략입니다.
도시에 다시 바꾸다 : 공실 오피스·호텔·노후 상가를 다세대가 함께 쓰는 생활 인프라로 전환합니다. 저층은 케어·커뮤니티, 상층은 무장애 주거·코워킹으로 구성하고, 루프탑·주차장·필로티를 정원·텃밭·공방으로 재활용합니다. 닫힌 1층과 필로티를 열린 로비·마당·라운지로 바꿔 가로 활성화와 도보 생활 인프라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도 핵심입니다.
농촌에 다시 바꾸다 : 전국 4,008개에 달하는 폐교와 유휴 공공건물을 농촌형 시니어 케어·커뮤니티 거점으로 전환합니다. 교실과 체육관을 데이케어·거실·식당·재활실로 재편하고, 운동장을 산책로·텃밭·야외활동 공간으로 만듭니다. 폐교·창고·관공서를 잇는 생활 루프를 조성해, 집 이외의 생활을 새로 짜는 분산형 농촌 시니어 타운을 완성합니다.


[AWP가 만들어가는 미래]
MAKE와 REMAKE 전략의 목적은 하나입니다. 시니어가 잘 늙어갈 생활권을 만드는 것.
도시는 주거·일상·돌봄·활동성이 가까운 거리에서 결합된 복합 생활권을 구축해야 하고, 농촌은 돌봄 접근성·이동 취약성을 보완하면서 자연·여가 기반의 체류형 생활권을 마련해야 합니다. 어디에 사느냐보다, 어디서든 잘 늙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AWP가 제시하는 초고령사회의 새로운 비전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AWP가 실현하는 '좋은 시니어 생활권'의 조건과 그 구체적 미래상을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To Be Continued)
본 콘텐츠는 EUNMIN S&D의 시니어리포트 Vol.01 「Aging With Place, 초고령 사회의 새로운 비전」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은민에스엔디(EUNMIN S&D)에 있습니다. 사전 서면 동의 없이 본문 및 일부 내용을 무단으로 복제, 배포, 수정, 재가공하여 사용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연구·편집 | 디자인전략팀 박종국, 권상미, 최유석
이미지 | AI Generated, EUNMIN S&D
문의 | planit29@eunmin.co.kr